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유기성 목사의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을 읽으며 느낀 신앙의 본질. 예수님을 도와주시는 분으로만 생각했던 믿음에서 내 안에 사시는 분으로 다시 만나다.

kakaopress 발행 읽는 시간 약 5분

책 정보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표지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

저자
유기성
출판사
규장
읽은 날
2026년 8월 16일

“신앙은 내 힘으로 예수님을 따르려는 노력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사시는 삶이다.”

한 줄 평

신앙생활을 오래 한 사람일수록 이상하게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있다. 바로 ‘예수님을 믿는 것’이다. 교회를 다니고 성경을 읽고 봉사를 하면서도 마음속에는 늘 “더 잘해야 하는데”, “왜 나는 또 실패하지?“라는 부담이 짓눌러온다. 유기성 목사의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은 바로 그 지점을 정면으로 들어다본다.

신앙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

책의 중심축은 갈라디아서 2장 20절이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처음에는 제목이 다소 강하게 느껴진다. “나는 죽고"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극단적인 헌신이나 자기부정을 말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것이 육체적인 죽음이나 개성을 없애라는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죽음은 자아가 삶의 주인이 되는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믿지만 여전히 자기 힘으로 산다. 죄를 이기려고도 내가 애쓰고, 거룩해지려고도 내가 애쓰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고도 내가 애쓴다. 그 애씀이 반복될수록 신앙은 점점 무거워진다. 유기성 목사는 이것이 신앙의 본질이 아니라고 말한다.

예수님은 단지 나를 도와주시는 분이 아니라 내 안에서 직접 살아가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시선의 방향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신앙을 “예수님을 바라보는 삶"으로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대부분 죄를 바라보고 죄와 싸운다. 실패를 바라보고 실패하지 않으려 애쓴다. 자신을 바라보며 실망한다.

하지만 저자는 계속해서 시선을 예수님께 돌리라고 말한다. 죄를 이기는 힘도, 거룩함도, 사랑도, 인내도 결국 예수님에게서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요한복음 15장의 포도나무 비유와 정확하게 연결된다. 가지가 열매를 만들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줄기에 붙어 있기만 하면 열매는 자연스럽게 맺힌다. 이 단순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 자주 잊는다.

저자의 솔직함

특히 공감했던 것은 저자가 자신의 실패와 연약함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적인 삶을 설명하면서도 완벽한 사람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예수님을 바라보지 못할 때 자신도 넘어졌음을 고백한다.

그래서 이 책은 명령하는 책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책처럼 느껴진다. 읽는 동안 “나만 이런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위로를 여러 번 받게 된다.

기억할 문장들

기억에 남는 문장들이 많았다.

“예수님은 나를 도와주시는 분이 아니라 내 안에 사시는 분이다.”

이 문장은 책 전체를 가장 잘 요약한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인생의 조력자로 생각하지만, 성경은 예수님을 생명의 주인으로 말한다.

“신앙생활의 핵심은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너무 단순한 말 같지만 실제 삶에서는 가장 어려운 명제다. 우리는 상황을 보고, 사람을 보고, 자신을 보느라 정작 예수님을 바라보는 시간을 놓친다.

“순종은 결심의 결과가 아니라 예수님과의 동행의 결과이다.”

이 문장은 오래 기억하고 싶다. 결심은 오래가지 못하지만 관계는 사람을 바꾸기 때문이다.

약간의 의문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의문도 생겼다. 이 책은 “예수님을 바라보라"는 메시지를 매우 강하게 강조하는데, 자칫하면 이것이 인간의 책임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오해될 수도 있다. 성경은 분명히 하나님의 은혜와 함께 우리의 책임도 동시에 말한다.

바울은 “너희 구원을 이루라"고 말하면서도 곧바로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라고 덧붙인다. 개혁주의 신학에서도 성화는 전적으로 성령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성도의 적극적인 순종을 요구한다. 따라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내가 순종할 수 있는 힘조차 그리스도에게서 나온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균형이 맞는다. 이 점만 잘 붙든다면 저자의 메시지는 더욱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내 삶의 변화

이 책을 읽으며 내 신앙생활도 돌아보게 되었다. 언제나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앞섰다. 기도도 더 해야 하고, 말씀도 더 읽어야 하고, 전도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런 노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노력의 중심이 내가 되면 결국 지친다. 이 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예수님과 동행하는 것이 먼저이고, 순종은 그 결과라는 사실이다. 신앙은 의무를 수행하는 종교가 아니라 살아 계신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비슷한 느낌을 준 책으로는 로렌스 형제의 『하나님의 임재 연습』이 떠올랐다. 두 책 모두 일상 속에서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강조한다. 반면 존 오웬의 『죄 죽이기』는 죄와 싸우는 성도의 책임을 매우 강하게 강조한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방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보완한다. 오웬은 죄를 죽이라고 말하고, 유기성 목사는 그 힘이 예수님께 있다고 말한다. 둘을 함께 읽으면 성화에 대한 훨씬 균형 잡힌 시각을 얻을 수 있다.

누구에게 추천할까

이 책은 특히 신앙생활이 의무처럼 느껴지는 사람, 죄책감 때문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힘든 사람, 열심히 믿는데도 기쁨이 없는 사람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그리고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가 무엇인지 다시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도.

반대로 이미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큰 도전이 된다. 혹시 지금도 내 힘으로 예수님을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시 붙잡는 복음의 진리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사람』은 새로운 신학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복음을 다시 살아 있는 진리로 되돌려 놓는 책이다.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평생 읽어 왔지만, 이 책을 덮고 나면 그 말씀을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읽게 된다.

신앙은 내가 예수님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살아가시는 삶이라는 사실. 그 단순하지만 가장 깊은 복음의 진리를 다시 붙잡게 만드는 귀한 책이었다.

총평

좋았던 점

  •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중심으로 신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진리를 깊이 있게 풀어낸다
  • 영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저자의 구체적인 실패와 연약함을 숨기지 않아 위로가 된다
  • 신앙을 노력이 아닌 관계로 이해하게 한다
  • 요한복음 15장의 포도나무 비유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성이 탁월하다

아쉬운 점

  •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책임을 모두 강조하는 개혁주의 전통과의 긴장을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을 수 있다
  •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의 실제적인 방법론이 더 자세했으면 좋겠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 신앙생활이 의무와 부담으로만 느껴지는 사람
  • 죄책감 때문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힘든 사람
  • 열심히 믿는데도 기쁨이 없는 사람
  •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가 무엇인지 배우고 싶은 사람

한 줄로 남기면

“신앙은 내 힘으로 예수님을 따르려는 노력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사시는 삶이다.”

자주 묻는 질문

기독교 초보자도 읽을 수 있나요?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히려 신앙 초기에 읽으면 더 좋은 기초를 세울 수 있습니다. 다만 성경의 기본적인 신앙 용어에 익숙하면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로렌스 형제의 『하나님의 임재 연습』과는 어떻게 다르나요?
두 책 모두 일상 속에서 예수님과 함께 사는 삶을 강조합니다. 이 책은 신학적 기초를 더 명확히 제시하는 반면, 『하나님의 임재 연습』은 명상과 기도의 실천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공유하기 X(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